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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술

한국 농업 길을 묻다

by 푸른길북 2012. 8. 27.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

그리고 나아갈 방향

한국 농업 길을 묻다

 

펴낸곳❘(주)푸른길

지은이❘이용기

정가❘18,000원

ISBN❘978-89-6291-204-3 93520

사양❘152*225, 304쪽

초판 1쇄 발행일❘2012년 9월 1일

분야❘사회>학술>농업

 

한국 농업이 성장을 멈추었다

WTO 체제 출범 이후 농업 GDP는 15년 이상 장기 침체

농가 소득은 도시 가구의 65%로 추락

지속되는 농촌 인구의 노령화, 대규모 농가와 영세 소농과의 빈부 격차도 심화

시장 개방은 과연 득일까 실일까

 

요즘 시장에서는 과일 가판대에 미국산 체리가 먹음직스럽게 늘어서 있는 광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한미 FTA가 체결된 후 관세가 철폐된 품목 중의 하나다. 가격이 싸졌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장바구니에 넣을 때도 부담이 훨씬 덜해졌다.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미국산 체리 수입량은 지난해에 비교해 80%나 증가했다고 한다. 미국 현지에서 올해 체리가 전년도에 비해 11%나 작황이 늘어난 사실도 체리값 하락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미국과의 FTA가 체결되기까지 시민 사회 곳곳에서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가격 하락을 체감할 수 있는 상품도 늘어난 셈이다.

주목할 것은 여름의 제철 과일인 복숭아와 자두이다. 급격히 늘어난 미국산 체리 수입량 때문에 국산 복숭아와 자두 시장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산 과일이 싸졌다고 좋아할 때 국내산 과일이 수입산 과일에 밀려 매출량이 줄어드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현재의 소비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국내산 여름 과일 시장이 미국산 체리에 잠식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는 것이다. 급격한 수입산 과일 물량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 복숭아와 자두뿐일까? 포도와 참외, 수박도 여름에 흔히 맛볼 수 있는 제철 과일들이다. 그 국산 과일들이 모두 수입산 과일에 밀려 시장을 잠식당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 중국, 캐나다 등 강력한 농산물 대국과의 FTA 체결에 의해 값싸게 들어오는 수입산 농산물에 대해, 우리 농업은 과연 어떤 방어 기제를 가지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우리 농업의 현실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현실을 되짚어 보고 대책을 논의할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 농업은 아직 유치 산업, 무작정 개방은 안돼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젊은이가 아닌,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논밭에서 일하고 있는 풍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편성하는 농촌 아이템의 대상자는 청년이나 장년, 중년이 아닌 고연령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농촌에서는 이제 젊은이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다. 고령화가 심화되는 한국에서도 농촌은 특히 그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한 마을의 구성원이 모두 60대 이상의 노인들인 경우도 허다하다. 후계 영농 인력을 유치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농경지 면적은 날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고, 시장 개방으로 인해 농업 보호 정책의 수위도 낮아지고 있다. 대규모 농가와 영세농민 간의 빈부격차도 날로 커져만 간다. 저자는 바로 이것이 우리 농업이 보호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타국과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우리 농업은 아직 그들에 비하면 아직 유치 산업, 즉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다. 헤비급 챔피언전에 라이트급 선수를 내보내는 셈이다. 체격에 따라 체력이 다르듯이, 발전된 기술과 자본력, 쾌적한 농경 환경을 가진 외국의 농부들과 우리 나라의 영세 농가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무작정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국가의 식량 안보에 관계되는 것인 만큼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 농업의 길을 탐색하다

이 글의 서술 구조는 전통적인 경제 이론을 현실과 비교하며 논파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문체가 어렵지 않고 술술 넘어가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쉽다. 문제는 그 이론들이 우리의 농업 현실과 대부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타 산업과 달리 농업은 투입량과 생산량을 넘어서는 플러스 알파가 존재한다. 예컨대 농업으로 인하여 파생되는 전통 문화가 그러하고, 농업으로 인하여 보장되는 식량안보가 그것이다.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2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한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고령의 농부들이 선진국의 농부들과 맨주먹으로 경쟁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적용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 저자는 ‘농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문제이고 농업을 순전히 경제논리, 상업적 논리로만 접근하는 정책이 문제’라고 말한다. 1차 산업이라는 이유로 미리부터 체념하는 것부터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억대 농가가 늘어나고 있고, 획기적으로 발전되고 있는 농업 기술도 희망의 전조다. 될성부른 싹을 왜 자르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저자는 북미나 서유럽의 선진국들이 그런 것처럼 튼실한 농업의 뒷받침 없이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없으며, 정부와 국민 모두 농업의 중요성과 가치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읽는 이에게 농업문제와 농업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게 하고, 농업이 여타 산업과 달리 경제논리에 따라 취급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며, 우리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차례

<머리말>

제1부 농업, 인간, 농업문제

농업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농업의 가치, 농산물의 가치

식량안보, 농업의 핵심 기능

농업문제의 시작: 가격 불안정

소득변화에 둔감한 수요

농산물 가격 파동과 순진한 기대

연자방아와 농가소득 증대의 한계

농부의 딜레마: 풍요 속의 빈곤

 

제2부 세계화 속의 한국농업

WTO와 세계 농업개혁의 시동

농업개혁의 계속: DDA와 FTA

자유무역의 원리: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농업, 개방과 보호의 갈등

나누고 배려하는 시장개방

세계의 농업보호와 개혁 성과

한국의 농업개혁과 보조금 오해

한국 농업, 성장을 멈추다

 

제3부 한국 농업의 길

새로운 출발: 다시 성장의 길로

경쟁력 향상, 그 끝없는 여정

기술혁신과 신농업혁명

방정식을 푸는 농부

소비 트렌드를 읽어라

농사는 아무나 하나

젊은이를 돌아오게 하라

유통을 혁신하라

환경 친화적 지속가능한 농업

쌀, 한국농업의 아이콘

세월만 허비한 관세화 논쟁

구제역 파동이 준 교훈

직접지불제,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

수요가 문제다

식품산업을 통한 수요창출

정부 구매수요를 늘려라

위험수위를 넘은 무역수지 적자

수출농업을 향하여

수입관리를 강화하라

종합적 농촌개발

수도권 집중화 해법 농업에서 찾는다

식량위기, 소리 없는 쓰나미

문제는 우리들의 의식

새로운 농정 패러다임

<맺음말>

 

 

저자

이용기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미국 일리노이대(Urbana) 농업경제학과 석사·박사

•미국 버클리대(UC. Berkeley), 메릴랜드대 객원교수

•제22회 행정고시(1978)

•영남대학교 자원문제연구소장

•현 영남대학교 교수

저술

「국제농업통상론」 외 농업정책 및 통상 관련 논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