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담긴 지리이야기
펴낸곳┃(주)푸른길
지은이┃임은진·어우러지리교사모임
정 가┃15,000원
ISBN┃978-89-6291-984-4 03980
사 양┃152*210, 216쪽
초판 1쇄 발행일┃2022년 9월 30일
분 야┃지리
‘지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본 그림 속 일곱 빛깔 무지개
미술 작품의 감상은 순수한 심미적 체험뿐만 아니라 색채, 구조, 모양 등의 미적 요소를 분석하고 그것이 담고 있는 주제, 더 나아가 내재적인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공간은 행동이 일어나는 장이며, 예술가의 작품은 행동이 이루어지는 무대이다.
『그림에 담긴 지리이야기』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가와 작품을 지리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책이다. 전통적으로 지리학에서 강조하는 공간, 자연과 인문 환경적 관점뿐만 아니라 최근 지리학의 주요 관심사인 지속가능성, 평화, 갈등, 정의, 빈곤, 환경, 세계화 등을 반영해 내용을 구성했다. 아트 테러리스트 뱅크시의 벽화를 통해 본 진정한 평화의 의미, 라우리의 시선 속 산업혁명의 이면, 정선이 태어나고 자랐던 서촌의 역사 등 유명한 화가의 그림과 그 속의 이야기까지. 1장부터 5장까지에 담긴 그림 속 자연이야기, 사람이야기, 도시이야기, 평화이야기, 한양이야기를 읽으면 그림에 한층 더 깊이 빠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림 속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왼편의 남녀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유대관계도 나타나지 않는다. 앞서 봤던 <파리의 비 오는 거리>와 이 작품 모두 도시인들의 피상적인 인간관계가 잘 드러나고 있다.
-「근대의 도시 경관과 생활 양식을 표현하다」, 82쪽
라우리가 1943년에 그린 <우리 마을>이라는 작품에는 전체적으로 칙칙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나타난다. 특히 하늘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주목해 보자. 공장 굴뚝으로 보이는 것에서 나온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어 파란 하늘이 아닌 회백색의 하늘이 보일 것이다. 이것은 당시 영국의 심각한 문제였던 스모그를 사실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산업형명의 어두운 이면」, 104쪽
“그림 하나에 천 마디의 가치가 있다.”
어떻게 하면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까?
“텍스트의 시대가 가고 이미지의 시대가 왔다.”라는 문구가 의미하는 것처럼, 우리는 한 장의 이미지가 수많은 텍스트를 대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림을 해석하는 과정은 불확실하거나 불명확한 환경에서의 다른 상황을 해석하는 힘을 길러 준다.
그림은 어떤 시각을 가지고 보는가에 따라 여러 해석을 낳는다. 아무도 모르게 그래피티를 그리고 사라지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경우, 그의 작품은 누군가의 눈에는 골칫덩어리 낙서에 불과하다. 하지만 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질문을 던진 후 다시 그림을 보면, 1980년대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그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릴 것이다. 또한 ‘미친 네덜란드 사내’라고 불리던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보고 왜 그가 사람들에게 그렇게 불렸는지, 그가 살았던 지역의 기후와 자연환경이 어땠는지 등을 추측할 수도 있다. 이렇게 예술 작품이 해석을 거듭하여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받듯이, 우리의 삶을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삶을 해석하는 또 다른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아를은 프랑스의 지중해 연안 프로방스 지역에 있는 도시로, 고흐는 이곳에 머물면서 2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이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맑고 건조하며 겨울철에는 흐리고 비가 자주 온다. 이러한 날씨가 고흐에게 예술적인 영감을 불어넣어 줬기에 그토록 많은 작품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예술적 영감이 된 기후」, 26쪽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미국, 유럽 등지에서 동양인에 대한 혐오 범죄 또한 급증했는데, 언어폭력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폭력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범죄의 심각성을 느낀 사람들의 SNS에서 동양인에 대한 혐오를 멈춰달라는 뜻의 #StopAsianHate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
50년 전 바스키아가 살았던 시대처럼 지금도 여전히 인종차별과 서로에 대한 혐오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이러한 차별과 혐오를 없애고 서로를 존중하고 공존하며 사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흑인 예술가가 아닌 예술가」, 135쪽
저자 소개
임은진
공주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지리가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과목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예비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지리적 관점에서 미술관의 융합 수업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고, 교육과정 개발과 교과서 검정 및 집필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원요한
세종국제고등학교 교사. 그림을, 미술을, 예술을 좋아한다. 삶의 다양한 장소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캔버스에 그려 내기도 한다. 예술을 통해 표현된 아름다운 세상을 지리적 시선으로 탐구하며 학생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다채롭게 넓힐 수 있는 수업을 연구하고 있다.
김하나
공주여자고등학교 교사. 책을 저술하면서 미술이 학생들의 지리적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좋은 수업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평소 학생 참여형 수업에 관심이 많고, 개인 블로그 등에 수업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나평순
경복고등학교 교사. 문화역사지리 전공 박사이자 북촌 지역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매년 학생들과 세계의 명화 속에서 지리 개념을 찾아보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미술 작품에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지리적 인식도 확장할 수 있는 수업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지은
새롬고등학교 교사. 미술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를 지리적 시선으로 톺아보고, 이를 지리 수업과 융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실천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학문이 지리적 사고와 함께한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정광윤
두루고등학교 교사. 다양한 미술 작품을 지리적 시선에서 감상하고, 이를 통해 지리와 미술의 융합적 사고를 수업으로 구현하기를 지향한다. 이러한 활동으로 학생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과 문화 환경이 수많은 작품들의 예술적 영감이자 원천이 됨을 깨닫는 수업을 만들고 싶어 한다.
조문정
도담중학교 교사. 학생들과 지리로 세상 보는 법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다양한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 낯설기도, 익숙하기도 한 미술 작품이 지리적 맥락으로 읽힐 때의 기쁨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어 저술에 참여했다.
홍현아
문정중학교 교사. 삶의 모습이 담긴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지리에 대한 학생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그 속에 담긴 지리적인 개념들을 학생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삶이 곧 지리구나’를 느끼기를 원한다. 미술 작품 감상을 활용한 자신만의 브랜드 수업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차례
머리말
1장 그림에 담긴 자연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묵향을 통해 본 우리나라의 사계절
두 번째 이야기: 예술적 영감이 된 유럽의 기후
세 번째 이야기: 후지산, 신앙의 대상이자 예술의 원천
2장 그림에 담긴 사람이야기
네 번째 이야기: 인종의 용광로, 그 역사를 그리다
다섯 번째 이야기: 우월한 관점에서 본 타히티
3장 그림에 담긴 도시이야기
여섯 번째 이야기: 근대의 도시 경관과 생활 양식을 표현하다
일곱 번째 이야기: 산업혁명의 어두운 이면
4장 그림에 담긴 평화이야기
여덟 번째 이야기: 향기로운 커피 뒤에 숨겨진 이야기
아홉 번째 이야기: 흑인 예술가가 아닌 예술가
열 번째 이야기: 아트 테러리스트, 비극의 장벽을 캔버스로 만들다
5장 그림에 담긴 한양이야기
열한 번째 이야기: 진경시대의 탄생
열두 번째 이야기: 서울의 돌산과 흙산
열세 번째 이야기: 유란동 계곡에 서린 권력의 장소
열네 번째 이야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열다섯 번째 이야기: 멀고도 험난한 독립의 길
부록: 지리적 관점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한다는 것
'지리의 이해 > 교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 이런 국경 (1) | 2022.12.15 |
---|---|
이상훈의 마을숲 이야기 (0) | 2022.10.27 |
地오그래피 (0) | 2022.01.25 |
지도와 거짓말(3판) (0) | 2021.12.06 |
포도야 , 넌 누구니 (0) | 2021.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