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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기사

[전북도민일보] 삶의 질곡 닮은 구불구불 골목길

by 푸른길북 2010. 12. 7.

이경한 전주교대 교수 '골목길에서 마주치다'

 

익숙한 골목길 풍경들, 그 골목안의 일상과 다양한 삶의 흔적들을 이야기 한 ‘골목길에서 마주치다(도서출판 푸른길)’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길에 대한 탐구가 담겨 있다.


이경한 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가 골목길을 누비며 직접 담아 온 풍경들을 통해 친숙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길 안에 담긴 숨은 이야기들을 들여다 본다.


이번 책은 이 교수가 문광부 프로젝트로 한국 문화의 원형을 찾아내고자 시작한 골목길에 대한 기초 연구 그 첫 번째 이야기들로 광주·전남지역 골목길의 풍경들을 담았다.


“돌담과 계단, 길 등으로 구성된 삶의 현장의 영상미에 관심을 갖고 사진속에 골목길을 담았습니다.
최근에는 골목길의 문화적 영상미를 우리 문화의 원형으로 보고 있는가 하면 골목의 역사적 이미지에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골목길은 우리가 살아 온 역사이자 문화이며, 문화재라 할 수 있습니다.

시장과 여인숙이 동거하는 거리, 그냥 지나가기도 좁은 시장 골목길과 그 안에 꽉 들어찬 노점상들의 행렬, 홍어가 빚어낸 거리 영산포, 담주리와 천변리 골목이 보여주는 생생한 대문의 변천사, 돌담의 진화를 보여주는 담양군의 대방마을 골목 등 저자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의 풍경 속에서 한국의 현대사와 지리학적 이론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교수는 전북지역의 골목길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으로 앞으로 이 내용들도 책으로 엮여 낼 계획이다.


“우리 지역은 평지 골목이 많아서 주택 골목 형태가 많은 것이 특징이에요. 전주시청 뒷편의 물왕벌 지역의 경우에는 난개발이라 할 수 있지만 본능적인 삶의 흔적들이 남아있고, 서학동의 언덕배기에 위치한 달동네나 군산의 해망동 등도 삶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는 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개발이라는 명목과 농어촌의 인구감소 등의 이유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골목길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지만 골목의 공동체 문화와 그 안에서 터전을 일구고 사는 사람들의 질긴 생명력을 통해 저자는 그 곳에 담긴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 교수는 “골목을 오가며 골목의 현상들을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골목에서 보이는 것들을 중심으로 그곳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자 했다”며 “실존의 공간인 골목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 낸 현상들에 의미를 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주교육대 사회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일상에서 지리를 만난다’, ‘희망은 아이들이다’, ‘다문화사회와 다문화교육’ 등이 있다.

김효정기자 cherry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