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오긴 해도 봄날씨가 가끔씩, 아주 가끔씩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의 글판도 봄 분위기에 맞게 바뀌었네요. 글판의 원본은 나태주 시인의 [풀꽃]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정제된 시어입니다. 어려운 한문체나 은유가 쓰이지 않은 일상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사람마다 느끼는 감상이 다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풀꽃의 소박하고 정교한 아름다움을 단 세 줄 안에 농도 깊게 표현한 이 시는 최근 개봉한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노희경 원작, 민규동 감독)의 엔딩 장면에 쓰이기도 했습니다. 이름 없이 살아가는 풀꽃이지만, 장미나 백합처럼 화사한 다른 꽃들과 달리 자세히 보아야, 오래 보아야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꽃이라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당신도 그와 마찬가지라는 시인의 따뜻한 메시지가 봄 분위기를 더욱 포근하게 만들어줍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전문을 비롯한 다른 작품들을 푸른길의 [이야기가 있는 시집]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내 시를 읽은 독자가 자기의 마음을 읽은 듯하다고 느꼈다면 나는 제일로 기쁠 것입니다. 시를 쓴다는 일은 누군가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이는 일입니다. 시를 읽는다는 일은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그 마음을 서로 알아주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요. 시를 쓰고 시를 읽는다는 것은 세상 모든 것에 대한 관심이고 이해이고 사랑입니다. 어린 친구들에게, 사람들에게 시를 읽게 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서문’ 중에서
나태주 글․그림 ? 160쪽 ? 8,000원 ? 푸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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