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희 백두대간 종주 산문집
걸어가야 내 길이다
펴낸곳❘(주)푸른길
지은이❘민경희
정가❘15,000원
ISBN❘978-89-6291-277-7 03810
사양❘152*210, 200쪽
초판 1쇄 발행일❘2015년 03월 20일
분야❘여행>여행에세이,
여행>테마여행
TEL❘02-523-2907/02-6942-9570~2
FAX❘02-523-2951
Homepage❘www.purungil.co.kr
편집 담당❘이선주
남의 이야기였던 백두대간 종주, 이제는 나의 이야기로!
나를 찾기 위해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 이야기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로, 한 남자의 아내로, 세 아이의 엄마로 바쁘게 살아온 이 책의 저자 민경희는 여느 오십대 후반의 여성들처럼 나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하는 삶을 지내는 평범한 주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가사와 봉사 활동으로 채워진 일상을 돌아보고는 그런 삶 속에서, 자신을 좀 더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백두대간 종주였다.
하루에도 산봉우리를 몇 개씩 타고 넘었고,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1,700리를 걸었다. 무박 야간 산행을 감행하기도 하고, 퉁퉁 부은 다리를 끌다시피 하며 걷기도 했다. 남이 쉴 때도 그녀는 걸었지만 일행의 후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리산에서 출발하여 종착지인 설악산 진부령에 당도하기까지 일정마다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들을 모아 일기처럼 써 내려간 평범한 주부 민경희의 이야기는 오랜 시간 조연으로 활동해 온 배우가 주연을 맡아 활약하기까지의 성장기를 다룬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내 발로 그리는 한반도의 척추
나와 다시 만나고, 가슴 벅찬 꿈을 꾼다
국토를 가로세로로 가르겠다며 몇 날 며칠을 이 끝에서 저 끝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역사를 기리겠다며 선조들이 걸었던 수 킬로미터의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 백두대간을 종주하겠다며 경로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체 뭘 위해서 움직여 봐야 그 길이 그 길인 것 같은 곳에 시간을 쏟는 걸까? 그러나 같은 풀과 같은 나무가 자라고, 같은 꽃이 피어 있어도 내가 걸은 길과 걷지 않은 길은 다르다. 주변의 염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완주를 원하는, 그런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일상을 벗어던지고 자연에 몸을 맡기는 것,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것은 걷는다는 그 자체이다.
죽어도 산에 가서 죽자는 각오로 덤볐다. 구르고 넘어지며 ‘산이 나를 내뱉는구나’ 심통도 부렸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길손을 반기는 산의 모습에 더 많은 감사와 보람을 느낀 그녀가 스스로를 대견해할 만하다.
아들과 함께 걸을 때는 걱정과 염려가 앞서는 한없이 자상한 엄마의 모습이지만, 남편과 함께 걸을 때는 큰소리치던 남편이 힘들어하는 모습에 낄낄거리는 귀여운 애인의 모습이다. 한 구간, 한 구간을 걸으며 완주했다는 성취감, 사소한 것으로부터 얻은 많은 깨달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저자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책 속에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런데 한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나와 우리가 사는 주변의 이야기들이 모두 들어 있다. 학업과 취업을 준비하는 아들, 무뚝뚝한 듯 은근한 응원을 아끼지 않는 남편, 종주를 돕기 위해 정신적 지주가 되어 주는 등반 대장님, 따뜻한 관심으로 격려해 주는 일행들의 모습은 평범해서 더 소중한 것들을 알려 주기 때문에 더 즐겁다.
저자: 민경희
1957년 대전 출생.
젊은 시절에는 간호사로 병원에서 환우들을 간호하였으며, 중년에 들어서는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 배달 봉사와 다문화 가정 돌보기 등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여 대전광역시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하였다. 50대 후반, 문득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백두대간 종주에 도전하였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지금은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향기를 직접 체험하려고 국토대장정을 계획하고 있다.
차례
글을 시작하며
아들아 함께 가 줄래?
엄마, 힘 내세요
죽더라도 산에 가서 죽자!
산에는 꽃이 피네
저마다 별 하나씩 켜 들고
들꽃 한 아름 껴안고 산을 내려오다
길손인 나를 반갑게 맞아 주는 산!
맞아! 저 산을 지나왔어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뫼가 없다
소금과 물이 생명을 지킨다
내가 찾던 산이, 이제는 나를 부른다
는개 속에서 대간의 마루금을 걷다
대간 길은 솔 내음에 물씬 젖고
쪽빛 동해 바다가 보이는 해동삼봉(海東三峰)을 걷다
대간 길 잡목 숲에 핀 서리꽃의 아름다움
덕유산 대간 길은 산죽만 푸르러
바람의 길, 대간 길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어
산이 나를 내뱉다
산이 내 몸을 일으켜 세운다
대간 길 마루금에서는 역사의 숨결이 느껴진다
백두대간 설경에 도취되다
대간 길에는 낙화담에 몸을 던진 여인들의 이야기가 꽃처럼 피고
기어이 봄은 겨울을 비집고 온다
이 아름다운 설원에 잠시 머물렀다는 기억만으로도 행복
노란제비꽃에게 인사하다
힘든 코스일수록 완주 후 기쁨이 더 크다
초록의 새순은 꽃보다 예쁘다
한줄기 빛의 고마움에 생이 보여
산새들이 아침을 깨운다
대간 길에는 홀로 산딸기가 익어 가고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이 내가 선다
무서움은 어둠이 아니라 마음에서 만들어진다
남편과의 사랑이 고랭지 채소처럼 푸르길
깍지벌레, 그 생명 키움의 신비를 배우다
석병산 일월문을 통해 본 신천지
태풍 속에 대간 길에 오르다
설악을 품다
태백산에 오르지 않고 누가 산을 말하는가
산은 안식년에도 쉴 수가 없구나
드디어 골인 지점인 진부령에 당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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