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식 포토 에세이
골목의 기억
FACADE OF MEMORY
펴낸곳 (주)푸른길
지은이 김혜식
정 가 16,000원
ISBN 978-89-6291-412-2 03810
사 양 152×210mm, 256쪽
1판 1쇄 발행일 2017년 6월 5일
분 야 문학 > 에세이
TEL 02-523-2907 FAX 02-523-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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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음과 펼침’
_ 추천사(시인 이정록)
골목은 세상이라는 나무의 뿌리다. 뿌리가 단단한 사람은 건강하다. 시작과 끝이 거기에 다 있기 때문이다. 한 굽이 꺾어 돌 때마다 새로이 나타나는 까꿍 같은 세계. 온갖 목소리와 냄새와 손짓과 웃음과 울부짖음과 놀이와 무서움과 돌아갈 집과 돌아가지 못하는 서성거림과 나가야 할 구절양장의 두려운 길까지, 골목은 추억과 비밀의 종합선물 상자 같다. 골목은 오지랖이 넓다. 집의 상처는 곧잘 골목으로 삐져나온다. 우리가 낯선 골목을 거니는 까닭이다. 거기에 가면 내 상처와 새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눈물과 슬픔이 꽉 차 있지만 하늘만은 파랗게 열린 그곳으로, 김혜식은 우리를 데려간다. 골목이 담을 세운 것은 문을 만들기 위한 것임을 끊임없이 보여 준다. 그녀는 찍고 또 찍는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필름 없다. 골목 이야기로 별무늬 상처에 내 작은 꽃잎 흉터를 덧대어 커다란 조각보를 펼쳐 준다. ‘끌어안음과 펼침’이 김혜식이 품고 있는 빛 주머니의 전부다. 골목을 거닌다는 것은 빛의 끝으로 걸어가는 일이다. 나도 오랜만에 그녀를 따라 골목길로 들어가서 오래된 추억을 인화한다.
“자주 그 골목이 그리웠다.”
_ 프롤로그(김혜식)
때때로 사진을 참 잘 찍었다 싶을 때가 있다. 사진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사진 한구석에서 추억으로 통하는 통로를 만났을 때 혼자 감동하거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공주 골목을 찍었는데 문득 정릉집 골목으로 들어서곤 한다. 그리움으로 울컥한다. 그러다 보면 그렇게 쏘다니던 골목에서 공주 골목이나 정릉 골목길만 보았겠는가, 때때로 인생의 골목길까지 들어가곤 하였다. 그리하여 더 자주 그 골목들이 그리웠다.
골목을 쏘다니던 버릇은 여행지에서도 이어졌다. 어딜 가나 유명한 관광지보다 골목을 돌아다녔다. 특히 왁자지껄한 시장통에선 살맛이 났다. 그리하여 돌아와 그 여운을 묶어 『쿠, 바로 간다』와 『무함마드 씨, 안녕! - 모로코와 뒤늦게 친해지기』라는 포토 에세이를 출간하기도 했다. 주로 허름한 골목 사진이거나 시장 풍경 일색으로, 거기서 만난 사람들을 얘기했다. 어지간히 골목들을 쏘다닌 사진을 통한 내 얘기였다. 그러다가 급기야 공주 골목들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늘 다니던 골목도 때때로 여행지처럼 낯설게 느껴지거나, 문득 그들의 안부가 궁금하기도 했으니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골목은 여기에 있었으며, 내 추억은 여기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걸 느꼈으니까.
세상의 모든 골목은 언제나 재미있다. 얘깃거리도 많다. 공주도 다르지 않았다. 너무 흔하고 너무 익숙해서 새로운 맛이나 긴장감이 없을지라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더 재미있는 속살이 보였다. 결국은 내 속살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다니던 골목,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모쪼록 당신도 딱 한 번만 내 풍경 속을 다녀가길 바란다.
• 지은이 소개 •
김혜식
충남 공주에 살면서 공주를 주제로 쓰거나 찍거나 하면서 살고 있으며 자주 여행을 한다.
12회의 개인전과 초대전에 걸쳐 공산성, 금강, 제민천, 시장 풍경, 공주 이야기를 주제로 전시하였으며 ‘공주, 옛날이야기 옛 사진전’(2010), ‘사진으로 본 백제문화제 50년사’(2014), ‘문화재 야경사진전’(2017)을 기획하였다.
지은 책으로는 『공산성』(2008), 『비단강을 건너다』(나태주 공저, 2009), 『금강은 언제나 아침이다』(나태주 공저, 2011), 『공주, 옛날이야기』(2011), 『쿠,바로 간다』(김안식 공저, 2012), 『무함마드 씨, 안녕!』(2013), 『풀꽃 향기 한 줌』(나태주 공저, 2013), 『공주 사람이 그리운 공주』(나태주 공저, 2015)가 있다.
현재 미락시 축제 연구소와 공주대학교 공주학연구원에서 활동 중이다.
• 차 례 •
프롤로그
I 골목의 기억
오래된 상처, 그 골목의 안부
해지개 마을, ‘잘 있는가 내 청춘’
똥수깐까지 그리운 정릉집
골목은 그렇게 지나간 삶의 모퉁이를 가졌나니
추억 속의 공포, ‘제1의 아해’에 대한 기억
골목이 그리운 건 ‘그때’를 가져서이다
골목, 요기요기 붙어라
공산성 아랫동네, 그래서 산성동
그 골목에선 풀꽃 하나라도 뽑아내지 마라
추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통통해졌다
할아버지가 있는 ‘우물이 있는 집’
성당이 보이는 풍경
오거리시장을 아세요?
시인의 골목
골목의 파사드, 혹은 기억의 파사드
한 장의 사진, 하나의 추억
중동 147번지, 맛있던 골목
호서극장, 공산성의 혈투
아버지의 자전거가 있는 풍경
‘뜻’ 밖의 부부, 박산소 석장승
금강 바다, 정방뜰
효자 이복의 갱경이고개
공주 10경의 하나, 서명월대
살구쟁이, 사진 한 장의 해석
고도(古都)를 기다리며
초록 섬 하나, 새들목
Facade of Memory 골목의 기억
그냥, 금강교
녹두장군 오셨네
삼남대로, 갈마기 언덕
추억의 자리, 읍사무소
순교지 황새바위
골목에서 듣는 수다, 민나 도로보데스!
바흐 옆에 바흐
II 공주라서 좋은 사람들
수선화 꽃밭으로 숨은 고양이를 그리워하는 화백
그런 시인, 천생 시인
하얀 코끼리의 남자
봉숭아꽃을 그린 남자
나의 오랜 스승
블루 앤 재즈(blue & jazz)
공주의 사진어른
황새와 놀던 화가의 변신
계룡산 신사, 계룡산을 품었네
이 남자가 수상하면 공주가 수상하다
공주의 젊은 예술가 한 사람
공주의 큰 어른, “나는 공주 사람”
공주 명물이라 불리는 남자
계룡산이 춤으로 단풍 들다
흙 속에서 나온 여자
임립미술관을 세우다
무대 위의 남자
백제 춤을 추는 춤꾼
가문의 영광 ‘명장 1호’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화가가 사는 언덕
다예원 골목에 대한 안부
제민내가 재밌네
맛깔나게 사는 사람들
VINTAGE LIFE, 루치아의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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