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계절이라면
가을쯤 왔습니다
어느 문화정책학자가 사랑한
시간, 공간 그리고 인간
펴낸곳 (주)푸른길
지은이 이흥재
그린이 강석태
ISBN 978-89-6291-848-9 03810
사양 152*225, 240쪽
정가 14,000원
초판 1쇄 발행일 2019년 12월 30일
분야 에세이>한국에세이
삶의 가을, 그 가장자리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
중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마음 따뜻한 이야기
삶의 많은 계절을 문화정책학자로 살아온 이흥재 교수가 중년의 나이에서 추억하는 옛 시절 이야기와 현재의 문화예술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엮은 에세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구성은 단순히 계절을 의미하기보다도 중년의 삶을 큰 토막으로 나눈 것이다. 더욱이 어린왕자를 주로 그리는 강석태 화가의 그림이 더해져 중년의 새로운 감성을 느끼게 한다. 고독하고 어두운 모습이 아닌, 새로운 꿈을 꾸고 삶의 모든 것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통찰하는 어른왕자와 같은 면모 말이다. ‘중년’이기 앞서 ‘인간’인 우리가 보다 순수히 추억하고 갈망하는 이야기가 이 한 책에 엮였다.
‘봄에는, 그리운 사람을’
가장의 나이, 높은 직급의 나이, 삶의 결실을 무엇 하나라도 맺어 본 나이… 남들이 보기엔 완성체에 가까운 나이지만, 실은 얼마나 많은 것들이 삶을 지탱하고 있었는지를 깨닫는 때가 중년이다. 삶의 무게를 벗어던지고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추억하는 그 시절과 마음껏 그리워하는 부모님과 은사님, 먼저 간 반려동물의 이야기까지 읽다 보면 흐뭇해질 이야기가 이 장에 담겨 있다.
“엊저녁 꿈에도 삼계 이기고, 오늘도 우리 삼계 또 이기네-”
교가도 없어서 이를 대신했던 응원가를 목이 터져라 불러 대고서는 꿈에서도 또 불러 대던 우리, 다음 날 운동장 청소 때면 삶은 밤 껍질 때문에 싸리비질이 안 될 정도였어도 그저 좋았던 운동회, 잔디 씨며 싸리꽃 씨를 훑으러 산을 타고 수업 대신 들판에 나가 벼 이삭을 주울 때면 불평도 많았지만 함께 장난치며 논바닥을 뒹굴던 친구가 마냥 좋았던 시절…. _24-25쪽, 「시간변주곡」 중
‘여름에는, 하릴없이 산책을’
치열한 삶의 중심에선 보이지 않았던 것들, 중심에서 비켜나 가장자리에 설 때 더 넓은 시야로 온전히 보게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매일의 산책길, 사람들 간의 온정 등 삶을 재미나게 만들어 주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로바니에미에서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데 아무리 나이를 먹었다 해도 설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서 오세요, 어디에서 왔나요?” 할아버지가 먼저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 왔다. 그러더니 손짓으로 자기 곁으로 올라오라고 해, 멀리서 보던 나는 감격해 얼른 할배 곁으로 올라갔다. 할배는 함께 사진을 직자며 나를 잡아당겼고 나는 황송해서 할아버지와 사진을 찍고 배꼽인사를 하고 나왔다. 사진을 찾아가라고 해서 들여다봤더니 나는 마치 아기처럼 산타 할배 품에 포옥 안겨 있었다. _86-87쪽, 「산타 할배 모셔 오기」 중
‘가을에는, 전시장을 서성이고’
중년을 살다 보면 이것만큼은 자신 있는 영역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흥재 교수에게 그것은 문화예술이었다. 전주 콩나물국밥을 먹다가도 지역화 스토리텔링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이 교수에게 문화예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국의 성공한 문화산업 사례를 소개하고, 한층 편안하게 한시, 그림, 지역 축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 준다.
나는 전주에 ‘콩나물국밥 데이’를 제안한 적이 있다. 9월 9일, 콩나물처럼 생긴 숫자를 보고 생각했다. 내친김에 9월 6일은 안으로 돌려 비비고 밖으로 돌려 비비는 ‘비빔밥 데이’, 9월 11일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본 떠 ‘한식 데이’로 정한다. 그래서 9월 6일부터 11일까지를 전주음식 주간으로 정해 홍보하는 것이다. _218쪽, 「카레맛 명함」 중
‘겨울에는, 고요히 성찰한다’
삶의 순간마다 자연히 의지하게 되는 말과 생각이 있다. 신조라면 신조, 철학이라면 철학일 것들. 한 개인으로서 중년의 나이에서 붙들게 되는 말과 생각을 담고, 문화정책학자로서 오늘날의 문화현상과 앞으로의 전망, 사회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인생길을 달려온 중년들이 늦게나마 ‘삶의 소’를 찾아 나서는 것을 주위에서 보게 된다. 이들을 볼 때 내 일처럼 즐거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작은 ‘행복을 찾는 보험’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삶의 소를 장만하는 데 열 올리는 늦깎이들에게는 비아냥 대신 뜨거운 애정을 보내야겠다. _208쪽, 「행복보험, 소박이 삶」 중
저자 소개
지은이 이흥재
오랫동안 문화예술의 가치를 사회과학의 눈으로 분석하고, 정책으로 만드는 연구를 해 왔다. 추계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문화예술경영대학원장과 문화예술경영연구소장, 한국문화경제학회장과 한국지역문화학회장을 지냈다. 문화정책 현장에서 한국문화정보센터(현 한국문화정보원) 소장,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을 맡았다. 한편 『현대사회와 문화예술』, 『4차산업혁명과 소셜디자인 문화전략』을 비롯해 정책학 입장에서, 사회발전과 관련해서, 경제학 관점에서 다수의 책을 출간하였다.
요즘에는 문화의 힘으로 맑고 밝은 세상을 이끌 생태계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또 아침 남산길, 해 질 녘 한강길에서 만나는 나무, 새, 바람과 더불어 자유인의 삶을 즐기고 있다.
그린이 강석태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화예술학 박사를 받았다. 어린 왕자 이야기를 통해 행복한 감성을 전달하는 작업으로 12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단체전에 참가하였다.
현재 화가로서의 작품 활동과 함께 문화예술 현장에서 일상과 예술을 매개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수원대학교 객원교수, 추계예술대학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차 례
하나. 봄에는, 그리운 사람을
1. 언 땅 뚫고 나온 잔디처럼
2. 엉이와 양이, 추억 친구
3. 산은 푸르고 꽃은 타네
4. 복숭아꽃, 어머니꽃
5. 시간변주곡
6. 감동유산
7. 이야기 좋아하면 부자된다
8. 손으로 생명을 말하다
9. 딸의 지갑, 아버지 지갑
10. 나와 뇌
11. 해와 달, 그 위에 사람
12. 맞춤, 미학과 공학
13. 느티나무, 백일홍나무, 오얏나무 선생님
둘. 여름에는, 하릴없이 산책을
1. 뽑기와 꼽기, 신이 성질나면
2. 빵으로 뻥치기
3. 눈꽃 천사 개
4. 바나나와 어린애, 유전자 동족
5. 여행에서 만난 지식
6. 어린 왕자와 어른 왕자
7. 호 부자 추사 김정희
8. 산타 할배 모셔오기
9. 술(術)과 도(道)
10. 시간 공간 인간, 간 맞추기
11. 전국이 통째로 부엌
12. 남산언덕 한양공원
셋. 가을에는, 전시장을 서성이고
1. 달리의 치즈시계
2. 시간협주곡
3. 수(樹)와 목(木), 고도를 기다리는 나무
4. 현수선이 좋아
5. 후식으로 눈맛
6. 심(心)과 기(氣)
7. 정지된 시간을 거부하는
8. 포도알 문화예술
9. 나무꾼과 낚시꾼, 딱 한 수 위아래
10. 형상(形象)에서 형상(形像)으로
11. 피카소의 한 달
12. 그린 신념, 세한도
13. 시간의 코뚜레
14. 예술을 가꾸는 2년과 20년
넷. 겨울에는, 고요히 성찰한다
1. 진시황도 못 태운 책
2. 하게요, 그러게요
3. 고래와 노인, 그렇게라도
4. 폭력을 쪼그라트린 문화예술
5. 시로 일어나 예로 서다
6. 지푸라기와 메추라기
7. 도도새와 솔개
8. 몸 밖에 둔 나, 인공지능
9. 권력의 저주, 지식의 저주
10. 순화(順化)와 순화(醇化)
11. 인류(人流)와 문류(文流)
12. 행복보험, 소박이 삶
13. 모델 아내와 심봉사
14. 술잔과 도마
15. 카레맛 명함
16. 행복한 행복(行福)
17. 언제나 마음은 해피엔딩
다섯. 환승 레슨
1. 운명의 계단 앞에서, 허세와 헤세
책 말미에서 나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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