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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달걀이 보여 주는 화학과 물리의 세계

by 푸른길북 2011. 5. 23.

 

 

 

 

유리병 속에 들어간 달걀

 

금빛이 나는 작은 모형 돛단배가 유리병 속에 들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돛단배를 이루는 각 부분들이 아주 작아서 병의 주둥이를 쉽게 통과할 수 있다. 그 작은 부분들이 우선 병 속으로 들어간 뒤, 병 속에서 이루어지는 정밀한 세공 작업을 거쳐 유리병 속에서 빛나는 돛단배가 되는 것이다. 달걀은 보통 병의 주둥이보다 훨씬 크다. 더구나 부분으로 해체될 수도 없다. 이 책에는 이렇게 큰 달걀을 병 속에 넣을 수 있는 놀라운 방법이 들어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시작되는 유리병과 달걀 이야기는 과학적 원리를 보여 주는 하나의 과학 실험이 되며, 이렇게 달걀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 같은 실험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만만한 달걀

 

특히 달걀은 ‘과학 실험’이 실험실에서, 다루기 힘든 실험 기구를 가지고, 골머리를 쓰면서 해야 하는 어렵고 재미없는 일이라는 선입관을 깨 줄 수 있는 만만한 재료이다. 달걀 몇 개는 항상 준비되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금방 구하기 쉽다. 또한 영양 만점에 맛도 좋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저자는 달걀이라는 평범한 재료를 선택함으로써 어려울 것만 같은 과학 실험을 일상 속으로 끌어왔다.

게다가 실험 방법은 너무 쉽고 간단해서 하찮게 여겨질 정도이다. 달걀을 삶거나 프라이를 한다, 그 위에 소금을 뿌린다, 삶은 달걀을 소금물에 넣어 보거나 껍질을 까서 병 주둥이에 올려놓는다, 날달걀을 깨뜨려서 흰자와 노른자를 나누고 흰자를 뜨거운 물 속에 넣거나 거품기로 저어 거품을 낸다, 노른자와 기름을 섞기도 하고 노른자를 터뜨려 달걀 속에 들어 있는 것들을 입으로 불어낸다……. 누구라도 만만하게 해 볼 수 있는 일들이다.

 

 

질문을 던지는 달걀

 

이렇게 간단하게 한 실험이지만 결과를 정리하고 분석해 주는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과학 교과서의 주요 개념이 저절로 머릿속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 듯하다. 달걀을 삶거나 프라이 하는 것처럼 열을 가했을 때 단단해진다는 것은 초등학생 정도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사실은 이것이 매우 놀라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기는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고체를 가열하면 녹아서 액체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고체인 얼음을 가열하면 액체인 물이 되어버리는 것이나 여름철 뜨거운 날씨에 차 안에 놓아둔 딱딱한 초콜릿이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심지어는 단단한 철광석도 용광로 안에서 끓어 액체가 된다. ‘그런데 흐물흐물한 달걀은 왜 열을 가하면 단단한 고체가 될까?’ 저자는 이렇게 독자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한 뒤, 열에 의한 물질의 상태 변화와 단백질의 응고, 변성 등의 과학 개념으로 독자를 이끈다.

 

 

실험실 대신 집에서 달걀로 과학을 요리한다

 

저자는 실험 결과를 정리․분석하고 실험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실험의 결과와 같은 일이 실제 우리 삶 속에서 나타나는 예를 보여 줌으로써 자연 과학과 실생활이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한다. 단백질의 응고는 반숙 달걀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백질은 열이 가해지면 단백질 본래의 특성을 잃어버리고 응고된다. 따라서 단백질로 구성된 어떤 물질을 통해서도 열을 가하면 단백질이 변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예로, 고기를 불에 구우면 단백질 본래의 특성을 잃고 돌이킬 수 없이 단단해지는 것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병원에 가면 제일 먼저 체온을 재는 일과도 관련이 있는데, 체온이 42˚C 이상 올라가면 안 된다. 만약 그렇게 되면 뇌와 신체를 구성하는 일부 단백질이 변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부도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피부에 화상을 입으면 상당수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가져온다.

이 밖에도 책에는 요리 잘하는 법, 양치하는 법, 신선한 달걀을 고르는 법 등 실생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실험이 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 중독이나 전자레인지에서의 폭발 같은 경고성 실험 내용도 들어 있어 과학의 실용성을 확실히 깨닫게 한다. 더불어 책에 등장하는 독일의 부활절 행사나 음식 이야기 등을 통하여 독일의 문화를 과학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이 보너스로 다가올 것이다.

책에 실린 모든 실험은 실험의 목표와 내용, 그리고 ‘필요한 재료’ - ‘이렇게 해 보자’ - ‘어떤 일이 생길까’ - ‘왜 그럴까’ - ‘좀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은 독자를 위하여’로 구성되어, 이래저래 쓸모 있는 과학 실험을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다룬 한 편의 과학서가 좀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저자

 

이 책을 쓴 기젤라 뤼크는 빌레펠트대학교에서 화학교육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유치원생 나이의 어린이들에게 자연과학적인 사고력을 길러 주기 위한 실험과 강연을 여러 해 동안 해 왔다. 『부모와 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실험들』, 『자연과학적 교육서 문고판』 등의 책을 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닭과 달걀과 등장인물들의 그림을 그린 페터 가이만은 닭에 관한 만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브리기테』와 『분테』 등의 잡지에 정기적으로 그림을 발표하고 있으며 독일 내외의 전시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윤소영은 이화여자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충북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에서 강의했다. 『푸슈킨』, 『꼬마 공룡 코코스누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이 책을 감수한 김용호는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UC 버클리대 연구원으로 있었다. 현재 경희대학교 환경 및 응용화학대학 교수로 있다. 『화학정보처리를 위한 컴퓨터 활용』을 함께 썼다.

 

 

 

 

 

『달걀이 보여 주는 화학과 물리의 세계』를 쓴 기젤라 뤼크 박사는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과학 개념들을 전문적인 과학 용어를 사용하여 정의를 내려 주는 방법을 결코 선택하지 않았다. 간단하면서도 흥미로운 실험과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려고 최대한 노력하였다. 이 책에는 물질의 상태 변화, 단백질의 응고, 밀도, 삼투압, 기체의 온도에 따른 부피 변화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과학 내용들이 담겨 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은 어려운 과학서를 읽었다기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읽은 즐거운 느낌이다.

- 추천사 중에서

 

 

 

 

차례

 

들어가는 글_닭과 달걀에 대한 몇 가지 통계

달걀을 통해 알아보는 화학과 물리의 세계

 

1부 : 달걀로 하는 과학 실험

왜 달걀에 열을 가하면 단단해질까?

과학적으로 달걀 프라이 하기

‘잃어버린 달걀’의 비밀 - 하지만 이 달걀은 늘 다시 찾을 수 있다. 왜일까?

달걀에 소금 뿌리기

물 속에 달걀 넣기

달걀 껍질 벗기기

삼투 - 작은 달걀은 크게, 큰 달걀은 작게 만들기

달걀 껍질로 간단히 알아보는 충치 예방법

원래부터 견고하게 포장된 달걀 껍질은 많은 것을 견뎌 낸다

달걀 불기 - 달걀 껍질이 얼마나 견고한지 알아보기

전자레인지에 달걀 반숙하기? - 절대 해서는 안 됨!

지방은 달걀의 어디에 있나?

물과 기름을 결합시키는 노른자

달걀 거품 내기

날달걀일까, 삶은 달걀일까?

달걀 빨아들이기 - 유리병 속에 든 모형 배에 대한 일종의 대안

반숙 달걀과 은숟가락

 

2부 : 달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달걀의 구성 성분

달걀의 영양소

달걀은 다 똑같지 않다 - 달걀의 무게와 품질 구분

내가 먹을 달걀은 어디에서 올까?

 

마지막으로

흰 달걀과 갈색 달걀은 무엇으로 구별하지?

토끼 모양의 초콜릿이 알을 낳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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