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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아시아의 대제국들

by 푸른길북 2011. 12. 30.

 

 

 

펴낸곳 ❘ (주)푸른길

지은이 ❘ 짐 마셀로스 엮음

옮긴이 ❘ 박경혜 옮김

정 가 60,000원

ISBN ❘ 978-89-6291-185-5 03910

사 양 ❘ 214*270, 240쪽, 양장

초판 1쇄 발행일 2012년 2월 1일

분 야 ❘ 역사학/아시아 역사

 

“칭기즈 칸이 어떻게 생겼더라?”

다채로운 삽화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배우는 아시아 제국의 흥망성쇠

 

표지의 인물을 보자. 후덕한 얼굴에 뺨에는 붉은 빛이 돈다. 하얀 수염을 길게 기르고 두건을 쓴 모습은 자못 인자한 유학자 같아 보인다. 그러나 이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유라시아 대륙을 최초로 정복한 몽골 제국의 시황제 칭기즈 칸이다. 드라마와 소설 등에서 곧잘 등장하지만 정작 진짜 그의 모습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잘 알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몽골 제국이 고려에서 저 멀리 유럽 동부까지 정복했다는 것 정도. 그러나 일개 부족에서 제국까지 이르는 데에는 수많은 전투뿐만 아니라 부족 사회의 구조조정과 정복민들의 위무 같은 노련한 정치적외교적 수완 또한 필요했다. 이 책의 첫 번째 장에서는 『누스레타마』, 유명한 라시드 알딘의 『집사(集史)』 등 옛 역사서에 등장하는 형형색색의 화려한 세밀화들과 당시의 역사를 담은 기록과 다름없는 정교한 카펫 문양, 동전의 조각들을 통해 칭기즈 칸의 정복과 위대한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아시아 제국의 시작을 알린다.

『아시아의 대제국들』은 위에서 언급한 몽골 제국을 비롯하여 각각 뚜렷한 개성뿐만 아니라 제국으로서의 공통점 또한 갖고 있던 7개 제국의 흥망성쇠를 온갖 진귀한 사진과 함께 담아낸 대작이다. 페이지마다 당시의 찬란한 문명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하는 삽화와 사진들을 가득 채웠으며 각 분야의 전문 역사학자들이 저술한 완성도 있는 내용은 책 뒤의 빼곡한 참고문헌과 주석이 아깝지 않도록, 제국의 역동적인 변화를 섬세하고 흥미롭게 포착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친숙한 명에 대해서도 한 파트를 할애하였는데, 네덜란드 사람 그림에 담긴 중국의 청화 백자, 아름다운 졸정원의 풍경, 조정에서 마테오 리치에게 명하여 제작하게 한 정교한 세계 지도 등을 통해 고리타분하고 정체된 사회라고만 여겨졌던 명대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 준다. 또 그저 신비하게만 여겨질 뿐 역사와 기원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앙코르의 아름다운 사원들이 모두 조선왕조실록과 마찬가지로 당대의 역사를 담은 사료임을 밝히며, 건축과 조각의 양식 변화나 사원의 장식벽에 새겨진 금석문을 통해 프랑스에게 점령당하기 전 19세기까지 이어져 온 크메르 제국의 황금기를 명징하게 되살려냈다.

누구나 한번쯤 가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도시 터키, 그 태반의 이유는 분명 오스만 제국 시기의 유적과 문화 때문이리라. 네 번째 장에서는 아랍하면 떠올릴 만한 다양한 채색 벽화와 삽화집, 우아한 돔 지붕의 궁전과 사원, 술탄의 화려한 인장 투그라까지 온갖 화려한 유물과 유적들로 20세기까지 존속하며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교두보로 역할했던 오스만 제국의 문화적 업적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다. 색색의 타일로 장식한 왕의 모스크, 세계 최대의 시민광장인 메이단에나크시에자한과 같은 이스파한의 도시 건축물, 『샤나메』, 『하프트 아우랑(칠성좌)』 등의 섬세한 삽화집들로 사파비 제국이 페르시아의 문화적 정체성을 완성시켰음을 확인시켜 준다.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라고는 기껏해야 타지마할 정도일 무굴 제국에 대해서도 이 책은 정성껏 설명을 해 준다. 아크바르의 일생을 담은 『아크바르나마』와 같이 희귀한 삽화집을 통해 2대 황제인 아크바르의 제국 중흥 과정을 보여 주며, 동전에 새겨진 이름과 부모를 위해 지은 우아한 대리석 묘소를 통해 자한기르의 아내인 누르자한이 얼마나 대단한 권세를 누리고 제국에 영향을 미쳤는지 생생하게 드러내 주기도 했다. 한편 마지막 장은 겨우 50년간 지속되었을 뿐이지만 이후 동아시아에 참혹한 흔적을 남기고 말았던 일본 제국에 대해 다루었는데, 100년이 훌쩍 넘은 옛 사진, 당대의 목판화와 애국을 촉구하는 신문의 만평, 서양 신문에 실린 선정적인 삽화까지 동원하며 일본이 서양의 제국주의에 반응하며 제국을 건설하고 또 패망으로 치달아 가는 모습을 선명하게 그려낸다.

 

세계 제국은 아시아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제국이라고 했을 때 선뜻 몽골이나 오스만, 크메르 같은 것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로마 제국이나 인도를 점령한 대영제국 따위를 떠올릴 뿐이다. 그것은 서양의 옛 음악을 고전 음악이라고 하고, 영어가 세계 공용어인 것을 당연하게 여길 정도로 근대 이후 서양 문화에 깊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동양에도 거대한 제국들은 존재했다. 아니 동양에‘도’가 아니다. 애초에 제국은 동양에서 시작되었다. 몽골 제국은 중세 세계를 개편하다시피 했다. 오스만 제국은 유럽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초조함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라이벌이었으며 인도 무굴 제국의 궁정 의례는 인도를 식민지화했던 영국 왕실에 거꾸로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크메르 제국은 또 어떠한가. 우리가 알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화려한 불교 사원들은 크메르 제국이 없었다면 성립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서양의 제국들이 19~20세기에 세계를 좌지우지했다면, 아시아의 제국들은 그 이전 시기, 사실상 지난 1000년간 대부분의 시간 동안 세계의 경제, 사회, 문화를 주도했다. 이 제국들은 어떻게 그러한 힘을 얻고 또 잃게 되었을까? 이 제국들은 과연 현대의 우리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아시아의 대제국들』은 이 질문들에 우리 스스로 답할 수 있을 만한 열쇠를 제시해 줄 것이다.

 

차례

아시아 제국의 특징 짐 마셀로스 6

제국의 구성 요소 | 황제와 제국 | 제국 유지 | 제국의 진전

 

중앙아시아 : 몽골 제국 1206-1405 티모시 메이 20

칭기즈 칸의 부상 | 칭기즈 칸 이후의 몽골 제국 | 제국의 군사 제도 | 일반 정치 | 몽골 제국의 법 | 쇠퇴와 해체 | 몽골 제국의 위대함

중국 : 명 제국 1368-1644 J. A. G. 로버츠 46

명의 건국 | 홍무제의 통치 | 영락제의 치세, 1403~24 | 군사적 패배와 만리장성 | 명의 전제주의 | 명의 경제 | 명의 사회 | 명의 사상, 예술 및 문학 | 서구와의 접촉 | 명의 쇠퇴와 멸망

 

동남아시아 : 크메르 제국 802-1566 헬렌 아이비슨 제섭 72

제국의 잉태 : 기원후 제국의 초기 | 종교와 인도 문화의 영향 | 차크라바르틴, 만국의 군주 : 9세기 초 | 하리하랄라야 : 9세기 권력 강화 | 앙코르로의 길 : 10세기 초 | 거대한 규모의 코케르 | 핵심 지역으로의 귀향 : 10세기 중반 이후 | 제국에 대한 갈망 : 수리아바르만의 즉위 | 북쪽의 세력 : 11세기 후반 | 수리아바르만 2세와 앙코르와트의 시대 | 국교로서의 불교 : 자야바르만 7세 | 쇠퇴기? | 크메르 제국

 

소아시아와 그 너머 : 오스만 제국 1281-1922 가보르 아고슈톤 104

세계사에서 오스만 제국의 의미 | 변경의 공국에서 제국으로 | 제국과 도전 | 군사력 | 제국의 지배 | 핵심 지역, 변방 지역과 봉신 | 기나긴 19세기와 오스만 제국의 지속적인 세력 | 오스만 제국의 업적

 

페르시아 : 사파비 제국 1501-1722 수산 바베이 136

왕이 된 소년 | 이스마일 1세의 건축과 예술 | 이스마일 1세의 추락과 샤 타흐마스브 1세의 치세 | 샤 타흐마스브 1세의 건축과 예술 | 내란과 샤 아바스 1세 | 사파비 제국의 수도 이스파한(1598~1722) | 세계시민주의와 왕권 | 후기 사파비 황제들 | 사파비 제국의 의미

 

인도 : 무굴 제국 1526-1858 캐서린 애셔 166

무굴 지배의 시작 | 아크바르(1556~1605 재위) : 정복과 제국 강화 | 아크바르의 국가 개념 | 아크바르의 예술 후원 | 자한기르(1605~1627 재위)와 샤자한(1628~1658 재위) | 자한기르와 샤자한 시대의 예술 | 아우랑제브(1658~1707 재위)와 후기 무굴 제국(1707~1858)

 

일본 : 메이지유신 1868-1945 엘리스 쿠라시게 팁턴 192

‘부국강병’ | 전쟁을 통한 국가 건설 | 러일 전쟁 : 일본 제국주의의 시작 | 타이완과 조선에서의 식민 정책 | 중국의 비공식적 식민지와 전쟁으로 향하는 길 | 총력전와 대동아 공영권 | 패전과 제국의 종말

 

제국의 종말 짐 마셀로스 218

서양에서 보는 동양 | 제국의 종말 | 새로운 제국과 지배자들 | 제국의 기억

 

주석 228

더 읽을거리 234

집필진 236

삽화 출처 237

색인 238

집필진

 

편집자

짐 마셀로스는 시드니 대학 역사학과의 명예 강사이며 호주 아시안 아트 소사이어티와 호주 남아시아 연구 학회의 창설 멤버이다. 인도의 사회사 및 시각 예술에 대한 폭넓은 연구는 현대 남아시아 역사와 사료 편찬, 인도 예술 및 종교, 뭄바이 시까지 이른다. 저서로는 『움직이는 도시 : 봄베이의 권력 추구』(2007)와 『플루트에 맞춰 춤추기 : 인도 예술에서의 음악과 춤』(1997, 공저)등이 있다.

 

저자

가보르 아고슈톤은 헝가리에서 태어나 교육 받았다. 현재 조지타운 대학의 조교수로 재직하며 오스만 및 중동의 역사를 강의한다. 2003년에는 비인 대학의 초대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2005년의 『술탄의 총 : 오스만 제국의 군사력과 무기 산업』이 있다.

 

캐서린 애셔는 미네소타 대학의 예술사과에 재직 중이며 1200년도부터 현재가지의 이슬람 및 인도 예술 전문가이다. 저서로는 『무굴 인도의 건축』(1992)과 최근 공동 저작한 『유럽 이전의 인도』(2006)이 있다.

 

수산 바베이는 이란 출신으로 스미스 컬리지와 미네소타 대학에서 강의하고 했으며 최근까지 게티 박물관의 객원 연구원으로 있었다. 현재는 이집트와 시리아의 풀브라이트 스칼라로 있다. 저서로는 『이스파한과 궁전들』(2008)등이 있다.

 

헬렌 아이비슨 제섭은 동남아시아 예술 및 건축의 전문 학자이며 큐레이터이다. 『앙코르와 고대 캄보디아』(1997)을 공동 저작했고 『캄보디아의 예술 및 건축』(2005)을 저술하였다. 또한 『캄보디아 국립 박물관의 대표작』(2006)을 펴내었다.

 

티모시 메이는 몽골 제국에 대한 권위적인 전문가이며 노스조지아 대학 및 주립 대학교에서 중동 및 중앙아시아사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6년에는 몽골 역사 저술에 기여한 공로로 몽골 국립 과학원의 수여를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몽골의 전술』(2007)과 『몽골의 문화와 풍습』(2009)등이 있다.

 

J.A.G. 로버츠는 허더즈필드 대학의 부교수로 중국과 일본사의 전문가이다. 그의 저서로는 『차이나타운 : 서양에서의 중국 음식』(2002)과 『중국의 역사』(2판, 2006) 및 『초기 중국의 생활』(2008) 등이 있다.

 

엘리즈 쿠라시게 팁톤은 시드니 대학의 언어문화과의 일본 연구 명예 조교수이다. 저서로는 『현대의 일본 : 사회 정치적 역사』(2판, 2008) 등이 있다.

 

역자

박경혜는 프랑스 남서부 지방에 살며 통번역과 한지 공예를 통해 한국과 프랑스 사이를 더욱 가깝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페르피냥 주립 대학에서 관광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당신,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 내 말 듣고 있어요?』,『의사 선생님, 육 개월 안에는 뵐 수 있을까요?』『잉카 소년 아니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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