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힘내라고
펴낸곳┃(주)푸른길
지은이┃양광모
정 가┃11,000원
ISBN┃978-89-6291-983-7 03810
사 양┃130*205, 124쪽
초판 1쇄 발행일┃2022년 9월 20일
분 야┃문학>시
삶이 개울물 같은 날엔 기억할 것
그대 지금 바다 되려 아득히 먼 길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인 양광모가 전하는 메시지!
일상의 언어로 비일상적인 순간을 그려 내는 시인 양광모의 신작 시집 『부디 힘내라고』가 출간되었다. ‘힘내’라는 말보다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말이 상용되는 요즘, 시인이 발화하는 ‘부디 힘내’라는 말은 묘한 어감을 준다. ‘힘내’가 아닌 ‘부디’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일까. ‘힘내다’라는 동사가 청자에게 부담을 지운다면 ‘부디’라는 부사는 화자가 그 무게를 나눠 갖겠다는 의지를 표현한다. 힘을 내야 하는 건 결국 삶의 주체인 ‘당신’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슬픔을 함께 나누어 들고 싶은 마음. 아마 평생 가도 우리는 타인의 슬픔을 이해할 수 없을 테지만, 시인은 “부디 힘내라고/ 나도 힘내겠다고”라고 말한다. 삶을 버티는 일이 강 하나를 건너는 일이라면 “우리 함께 강 저편에서 만나자고”(시인의 말) 이야기한다.
빗방울이 빗물이 된다/ 빗물이 개울물이 되고/ 개울물이 강물이 되고/ 강물이 바다가 된다// 삶이 개울물 같은 날엔/ 기억할 것// 그대 지금 바다 되려/ 아득히 먼 길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 「빗방울이 바다가 된다」 부분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주목하는 것은 시간과 계절이다. 매일매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주변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동한다. “비가 그치면 해가 뜨”고 “밤이 지나면 아침이 찾아온”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그걸 누가 모르나」)고 꽃과 나무들은 저마다의 색채로 물들어 간다. 무엇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똑같아 보여도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시간을, 계절을, 사람을 만난다. 시인의 언어로 풀이하자면 ‘새벽 여명/ 아침 일출/ 저녁노을/ 밤하늘의 별’(「하루」) 같은 순간들이다. 가로등의 빛이나 건물 조명, 자동차 전조등처럼 눈에 두드러지는 빛은 아니지만,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먼 곳까지 팔을 뻗어 우리를 그러안는 빛이다. 그런 사랑의 기억들이 있어 “슬픔이 나를 무너뜨리려”(「알고 있다」) 해도 우리는 회피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다. 울었다가도 웃을 수 있고 주저앉았다가도 일어설 수 있다. 물론 그런다고 당장의 힘든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시인은 함께 걸어가 보자고 이야기한다. “그리 괜찮지는 않지만/ 당신과 내가 진심 어린 마음으로/ 괜찮냐고 물어본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한 뼘 더 괜찮아”(「괜찮냐고」)질 거라면서. 얼마나 많은 한 뼘들이 모여야 세상 전부를 감쌀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의 여정이 고스란히 묻어난 시편들을 이번 시집에서 만나 보길 바란다.
그냥 봄이 아니라/ 다시 봄이다/ 어제와 다른 눈으로/ 다시 보는 것/ 무심히 잊고 살아가는 것들을/ 다시 보는 것/ 한결 더 따듯한 시선으로 다시 보는 것
― 「그냥 봄이 아니다」 부분
차라리 슬픔에게 이름을 붙여 줄까/ 사슴 슬픔, 해바라기 슬픔, 검은 모래 슬픔…// 생에서 종내 벗어나지 못한 슬픔이 있었던가/ 짚어 보면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었기에
― 「다음은 제236번 붉은 달 슬픔입니다」 부분
저자 소개
양광모(azus39@naver.com)
시인. 경희대 국문과 졸업. 소소하지만 근원적인 삶의 정서를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일상의 언어로 노래하고 있다. 푸르른 날엔 푸르게 살고 흐린 날엔 힘껏 살자고.
양하영, 허만성, 이성하, 이연학 등 여러 가수들에 의해 그의 시가 노래로 만들어졌다. 강원도 양양에 거주하며 바다와 별, 눈, 자작나무를 사랑한다.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한 번은 詩처럼 살아야 한다』, 대표시 선집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양광모 대표시 101』, 필사 시집 『가슴에 강물처럼 흐르는 것들이 있다』, 사랑시 선집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 커피 시집 『삶이 내게 뜨거운 커피 한 잔 내놓으라 한다』, 술 시집 『반은 슬픔이 마셨다』 등 모두 열일곱 권의 시집과 인생 잠언집 『비상』을 출간하였다.
차례
시인의 말
Ⅰ. 그대가 걷는 길이 꽃길이다
삶이 내게 지쳤냐고 묻는다/ 반하다/ 서성이다/ 그대가 걷는 길이 꽃길이다/ 2월의 노래/ 입춘/ 춘분/ 봄맞이/ 봄이 오면/ 봄·1/ 4월/ 4월의 편지/ 만우절/ 5월/ 5월이 오면/ 6월의 기도/ 7월의 시/ 봄·2/ 봄·3/ 봄비·1/ 그냥 봄이 아니다/ 봄 편지·1/ 꽃칠
Ⅱ. 희망은 봄처럼 온다
희망은 봄처럼 온다/ 빗방울이 바다가 된다/ 계단/ 풀물/ 누룽지/ 죽/ 라면/ 혀/ 당糖/ 꽃씨 몇 개/ 눈/ 눈雪/ 눈나무/ 아직 겨울인 그대에게/ 건너가는 법/ 내 뼈는 푸르고/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 보면/ 아야진 해변/ 한계령/ 섬진강/ 선자령/ 추자도
Ⅲ. 부디 힘내라고
안부를 묻다/ 괜찮냐고/ 감사하고 기뻐하고 사랑할 것/ 마음길/ 삶을 찾으리라/ 알고 있다/ 그걸 누가 모르나/ 어쩌면 나는/ 불청객/ 봄 편지·2/ 봄비·2/ 풀물/ 천 개의 영혼을 가진 여자/ 수평선/ 그날 이후/ 너울/ 가을이 다시 온다/ 폭설/ 사랑은 얼마나/ 사랑하는 마음이/ 나는 이대로 물이 되어 살리라/ 유부초밥/ 붉은 멍/ 게 같은 사랑/ 그리워하는 모든 것은 님이다
Ⅳ. 슬픔에게 기쁨을 주라
만학晩學/ 산책/ 이즈음 걱정/ 징검다리/ 바다/ 바다가 쓴다/ 가끔은/ 지금 그대 곁을/ 행복이 밥이라면/ 슬픔에게 기쁨을 주라/ 슬픔이 엉엉거리거든/ 다음은 제236번 붉은 달 슬픔입니다/ 불행에게 돌을 던지지 말라/ 느낌표/ 조금 덜/ 하루/ 사나흘/ 어제 죽은 사람이/ 용서/ 환불을 요구합니다/ 눈물로 크는 나무/ 민들레/ 돌탑/ 시를 사랑한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