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지리교육연구회 지평 지음/ 변형4*6배판/ 324쪽/ 18,000원/ 2005. 12. 15 발행/
ISBN 89-87691-62-4 03980
책소개
자연과 문명의 파노라마
남미의 자연경관과 인문경관을 넓고 깊게 조망하고자 저자들은 1년이 넘는 답사 준비를 거쳤다. 답
사 자체는 어쩌면 그것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남한 면적의 200배가 넘는 남미
대륙은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서부 태평양 지역은 최근에 솟구친 신기 조산
대 지역으로 평균 해발 고도 4천여m에 이르는 안데스 산지가 남북으로 길게 달리고 있다. 이 산열
을 따라 활화산과 주요 지진대가 나타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안데스 산지의 동부 지역은 광활한
평원과 고원이 전개되는 비교적 안정된 땅이다. 남미 대륙은 지구상에서 가장 광대한 열대 밀림이
펼쳐져 있는가 하면, 안데스의 고산 지대를 따라서는 만년설이 쌓여 있고, 또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
한 사막이 전개되기도 한다. 지구 반대편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이들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살고 있
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첫 번째 재미일 것이다. 나아가 지리 교사라는
직업병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저자들의 지상 수업을 경청하다 보면, 자연경관이 그저 멋있는 경
치로서의 경지를 넘어 신비로운 자연의 변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들은 두 가지 말에 대해 수정할 것을 제안한다. ‘라틴아메리카’를 ‘중남아메리
카’ 또는 ‘중남미’로, 그리고 ‘잉카’를 ‘타완틴수요’로. 이름이 본질 자체를 바꾸지는 않지만 그것에
대한 인식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침략자의 시각에서 붙여진 라틴아메리카라는 이름 대
신 일반적인 대륙의 구분 방법대로, 즉 자연 지리적인 구분 방법대로 중남미, 북미, 남미 등으로 부
르는 것이 적절하며, 그렇게 부르는 것은 인종 차별과 인권 침해의 요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도 적절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왕의 제국이라는 뜻의 ‘잉카 제국’이라는 이름 대신 원래의
이름인 ‘타완틴수요’로 불러 주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고조선이나 고구려, 조선의 이름을
가졌듯이 유럽 인의 침략 당시 남미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있던 그들도 ‘타완틴수요’라는
그들만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미를 바라본다는 것은 특히 그곳의 역사와 문
화,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저자들은 이제까지 서구 유럽의 시각으로 바라본 남미 대
륙이 아닌 남미 그 자체로서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고 보여주고자 한다.
기원전 4만 년경 베링 해를 건너 아메리카로 이주한 원주민들은 험준한 안데스 산지와 아마존 강
유역의 열대 우림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를 발전시키며 살아왔다. 12세기경 페루의 쿠스코를 중심으
로 한 고산 지대에서는 찬란한 잉카 문명을 꽃피우기도 하였다. 지리적 특징에 의해 다른 대륙의 영
향이나 간섭 없이 독특한 문화를 발달시켰던 원주민 고유의 문화는 16세기 초 유럽 인의 침략 이후
약 3세기에 걸친 식민 통치 기간 동안 대부분 파괴되었다. 현재 우리가 ‘남미다움’으로 인식하고 있
는 대부분의 것은 그 이후에 형성된 것들이다. 한 가지 예로 안데스 지역 원주민 여자들의 옷차림
인 망토와 주름치마는 물론 가운데 가르마를 타고 가랑머리를 하는 것이 모두 에스파냐의 카를로스
가 통치할 때 에스파냐의 안달루시아, 바스크 지방의 농민들의 옷을 입도록 한 데서부터 유래한 것
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승되고 있는 원주민의 전통과 문화를 찾아보는 것은 이 책의 또 다
른 즐거움이다.
감자․옥수수․고추 등 현재 우리가 먹는 작물 가운데 반은 남미 대륙의 고대 문명들에서 비롯되었다
는 이야기, 금속 정이 없었던 고대 잉카 인들이 바위에 일렬로 홈을 파 거기에 나무를 넣은 다음 물
을 부어 팽창하는 힘으로 저절로 바위가 쪼개지게 했다는 마추픽추 이야기, 아마존 강에서 검은 강
과 흰 강이 만나는 장관, 아마존 강 역사의 중요한 일부분인 돌고래 이야기, 은․주석․고무나무 등 자
원의 발굴과 고갈에 따라 영욕의 시간을 겪는 도시들의 이야기, 체 게바라를 울렸던 추키카마타의
구리 광산, 바다가 없는 볼리비아가 해군을 두고 있는 이유, 드넓은 소금 사막, 기둥도 침대도 모두
소금으로 이루어진 호텔, 선인장이 가득한 섬, 설탕산과 오렌지산, 커피와 와인, 삼바와 땅고 ……
알티플라노 고원의 지형적 특성에 대한 문답식 설명까지 총 7개 장과 3개의 부록 속에 촘촘히 박혀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은 지구 반대편의 남미 대륙을 독자 곁으로 끌어당겨 놓을 것이다.
이 책을 쓴 지리교육연구회 지평(地平)은 1995년 현장 지리 교육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몇몇 교
사들로 시작한 스터디 그룹이다. ‘지리 교육의 질적 향상’이라는 지평의 목표가 있지만, 머리말에서
도 말했듯이 그 어떤 거창한 목표보다도 ‘아이들의 마음을 뒤흔들 단 한 장’의 사진을 위해서 저자
들은 답사를 다니는지도 모른다. 준비한 300쪽이 넘는 답사 자료집을 들고 24일 동안 답사를 하고
매일 밤 열띤 토론을 벌인 뒤, 돌아와 10개월간 스무 명의 머리와 가슴을 모아 이 책을 썼다. 이 책
을 읽고 난 독자는 어쩌면 남미와 만난 기쁨보다도 정직하고 성실한 우리의 선생님들과 만난 기쁨
이 더 클지도 모른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좌절하지 않고 기쁨과 보람을 함께 찾아내고자 하는
이 선생님들을 만난 건 책을 만든 편집자로서도 정말 행운이다.
저자 소개
지리교육연구회 지평(地平)은 1995년 현장 지리 교육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7명의 고교 지리 교
사가 모여 스터디 그룹을 만들면서 그 첫발을 내디뎠다. 지금은 식구가 10명이나 더 늘어났지만, 아
직도 소수의 스터디 그룹일 뿐입니다. 매주 또는 격주로 모여 학습 자료를 만들고 토론하며, 외국
의 지리 교과서도 분석하고, 또 필요에 의해 국내외로 답사를 다니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지리 교
육에 공헌한 몇 가지 작은 결실도 있다. 앞으로도 지리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답사를 다닐 계획이다.
목 차
머리말
1. 남타완틴수요를 찾아서 _지구 반대편으로/ 원주민들의 전통과 문화-고대 문명의 계승/ 아메리
카 문명의 붕괴
2. 중위도의 태평양 연안 _바다와 이웃하고 있는 사막 도시 리마/ 아타카마 사막의 오아시스-산페
드로데아타카마/ 사막에서 만난 ‘달의 계곡’/ 대통령을 죽인 구리 광산/ 하얀 초석, 푸른 태평양을
잃다/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 포도와 자유 무역
3. 안데스 산지 _인간을 이웃으로 맞이한 안데스/ 타완틴수요 인들의 삶이 묻어 있는 맞추픽추/ 삶
의 지혜가 담겨 있는 원주민들의 의식주 생활/ 알티플라노-하늘 호수로 떠나는 여행/ 우유니 투
어/ 볼리비아에 볼리바르는 살지 않는다/ 그 많던 자원은 누가 다 가져갔을까
4. 팜파스 _팜파스, 그 풍요로움 속으로/ 광장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부에노스아이레스/ 땅고와 보
카 주니어스-보카에서
5. 브라질 고원 _대자연의 신비 이과수 폭포/ 삼국 국경과 이타이푸 댐/ 아름다운 항구 도시 리우데
자네이루/ 오래된 땅의 파노라마/ 브라질 그리고 커피/ 가난한 사람들로 가득 찬 부자 나라-브라질
6. 아마존 _녹색의 천국, 아마존 강/ 지구의 허파 셀바스/ 고무나무로 만든 오페라 하우스
7. 짧은 만남, 깊은 울림 _남미에서 만난 청소년들/ 담장, 땅에 대한 짧은 생각/ 지구 반대편에서의
또 다른 삼국 시대/ 보편성과 동시성-세계화의 양날/ 새로운 모습의 퓨전 신앙
[부록 1] 주형이의 24일간 남미 여행 일기
[부록 2] 갈 때는 8시간, 올 때는 40시간 걸렸다
[부록 3] 안데스 깊이 알기(알티플라노 고원의 지형적 특성/ 안데스 지역의 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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