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교사들, 미국 서부를 가다
지리누리 지음/ 296쪽/ 18,000원
발행일 2007년 6월 1일/ ISBN 978-89-87691-81-7 03980
사막과 대협곡, 빙하 지형과 화산 지형, 그리고 도시들 ― 지형의 교과서를 찾아
미국의 서부 지역은 대부분이 건조 지대로 식생의 피복이 잘 이루어져 있지 않아 지각 변동 및 지
질 구조, 지층의 특징을 다른 어떤 지역보다 잘 관찰할 수 있다. 시생대에서 고생대까지의 지질 구
조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그랜드 캐니언, 중생대와 신생대의 지층이 연계되어 있는 자이언 캐니
언과 브라이스 캐니언, 빙하 지형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과 그랜드티턴, 그리
고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화산 지형의 보고 옐로스톤 국립공원 등. 이 책은 10명의 지리
교사들이 보름 동안 미국의 서부 지역을 답사한 기록이다. 저자들은 미국 서부의 관문인 로스앤젤
레스, 서부에서 가장 일찍부터 개발되었던 샌프란시스코, 모르몬교도들에 의해 개발이 진행된 솔트
레이크 시티 등의 도시도 아울러 답사했다.
웰컴 투 아메리카!
미국은 우리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나라이다. 그들이 가진 정치적․경제적 저력이야 말하
지 않아도 다 아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가진 부정적인 면도 많아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
는 나라, 치안이 취약하여 범죄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나라, 총기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
는 나라, 산업 구조상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 전쟁이 일어나야 경기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나라
이다. 그뿐만 아니라 선진국임에도 유럽에 비해 복지 수준이 미약하며, 마약․알코올 등에 중독된 사
람들이 많으며, 유럽의 선진국에 비해 노숙자가 많은 나라라는 양면성을 가진 나라가 바로 미국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자연의 혜택을 부러울 정도로 많이 받은 나라이다. 남북한 면적의 42배
가 넘는 크기에 걸맞게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지형의 교과서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죽기 전에 꼭 보아야 할’ 정도로 아름답다는 그랜드 캐니언을 비롯한 자연경관은 그 입장료
만으로도 큰 수익이 되어, 미국은 전 세계에서 단일 국가로는 관광 수익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동공 검사를 받으면서까지 굴욕적으로 비자를 발급받고, 입국 심사대에서 불법
체류자 취급을 당하며’ 왜 자기들이 미국에 가려고 했는지 자문해 본다. 물론 저자들이 미국에 간
이유는 미국을 동경해서도 아니고 미국의 환대를 받고자 해서도 아니었다.
‘지형의 교과서’를 보겠다고 지난 몇 달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애를 썼건만 미국은 우리를 반기는
데 아주 인색했다. 상대방은 쳐다보지도 않는데 목을 길게 뽑고 한 번쯤 바라봐 주기를 바라는, 연
예인을 동경하는 여학생 같은 느낌이었다면 과장일까? /본문 22쪽
U.S.A.! 이 이름은 너무 친숙하다. 어릴 때는 부산의 하야리야 미군 부대 주변에 살면서 피엑스에
서 흘러나오는 미제 물건들을 선망했고, 철이 들고는 한반도 민주화의 걸림돌로 미국을 질시했다.
이러한 원초적인 선망과 질시가 미국이라는 나라를 마음을 열고 보려는 데 장애가 되었나 보다. /
본문 222쪽
저자들이 미국에 간 이유는 미국의 지형이 우리나라와 다른 것에 감탄사만 연발할 것이 아니라 그
지형의 형성 원인과 지질 구조,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지형을 이해하고 적응하고 극복하고 살
아가는지를 알기 위해서였다. 그래야 진정으로 미국을 이해하고 세계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
다.
세계를 향한 열린 눈과 열린 마음이 생각의 균형을 잡아 준다
개발이 한창이었던 1970년대와 사회가 극히 혼란스러웠던 1980년대에는 가족 또는 친구들과 여행
을 한다는 것은 사치였다. 흔치 않은 경우이지만 제주도라도 다녀왔다고 하면 그 아이는 단연코 친
구들 간에 영웅이 되었다. 그리하여 마치 무용담처럼 신나게 혹은 과장되게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친구들은 그 아이 옆에 붙어 앉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간접 체험이나마 얻기 위해 귀
를 기울이곤 했다.
반면 요즘은 어떤가? ‘영어 연수니 체험 학습이니 해서 어린 학생들도 가볍게 가는 해외여행. 그것
도 흔하디흔한 미국 여행 답사기라니!’ 하고 생각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어쩌다 미국 구경하고 온
사람들의 호들갑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돈을 쓰고 많은 해외여행을 하더라도 호기심
을 가지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마음을 열고 세계를 여행하는 사
람이라고 할 수 없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진리에 대한 호기심과 감탄, 그리고 가치중립적인 태도로 다른 지역을 보는
눈이 길러지기를 바란다. 개고기를 먹는 우리나라의 풍습이 가치중립적인 태도로 본다면 하나도 이
상스러울 것이 없는 우리네의 보편적인 문화라는 것을 이해해야 하고, 과거의 이뉴잇이 조상들을
북극곰에게 갖다 주었던 풍습 또한 우리의 가치관으로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서 살펴보아야 진정으
로 세계를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다.
미국 답사를 통해서 얻게 된 저자들의 정보와 지식이 가득 차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미국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독자들은 이 책에서 여행자의 낭만적인 여정보
다 답사자의 관찰과 자료 수집이 주는 새로운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아울러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
의 대부분은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곳임을 알게 될 것이다.
책은 저자들의 답사 일정에 따라 11일차로 구성되어 있으며,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4개 도시와 네
바다 주를 비롯한 6개 주의 정보를 따로 실었다. 또 그랜드․브라이스․자이언 캐니언 등 3대 캐니언
과 모르몬교에 대한 정보를 부록으로 넣었다.
지은이_ 지리누리
지리누리는 지리로서 아이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즐거운 교실을 만들고자 하는 부산 지리 교사들의
연구 모임이다. 2004년 처음 모임이 시작되어 2007년 현재 오프라인 회원 12명과 온라인 회원 160
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수업 자료와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학습 자료를 만들고 토론하며, 해외
답사를 비롯한 현장 답사를 진행하는 등 지리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함께 참여하고 나눌 수 있는 다
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차 례
머리말_부끄러운 수업 시간
1일차 ∥ 부산→오사카→로스앤젤레스
여행, 돌아올 곳이 있어 좋다
미국을 향해/ 이방인들의 천국/ 잠깐 타임머신을 탄 기분/ 9.11 테러 이후/ 가 보지 않아도 익숙한
도시/ 영화 속으로/ 로스앤젤레스의 심장 속으로/ 도시의 뒷골목/ [로스앤젤레스]
2일차 ∥ 로스앤젤레스→바스토우→라플린
사막을 향하여
이제 시작이다!/ 미국인, 미국의 도로/ 철도 교통의 중간 기착지 바스토우/ 시간을 거슬러/ 강원도
에 힘을 주자/ 모하비! 모하비!!/ 하루 종일 메사라는 망령에 시달리다/ 사막의 도시 라플린
3일차 ∥ 라플린→그랜드 캐니언→페이지
죽기 전에 꼭 보아야 할 자연의 아름다움
젊은 땅, 미국 서부/ 애리조나? 그랜드 캐니언!/ 아메리카 원주민의 고향/ 66번 도로에 대한 향수/
살아 있는 지질학 교과서/ 자연을 느끼는 방법/ 형성 배경을 둘러싼 의견들/ 실재하지 않는 것 같
은 땅/ 하늘에서 본 그랜드 캐니언/ 도로변에 늘어선 원주민의 슬픈 역사/ 애리조나의 북쪽에서 손
만 뻗으면 유타로 간다
4일차 ∥ 페이지→브라이스 캐니언→자이언 캐니언→라스베이거스
캐니언으로의 여행
부채꼴 모양의 거대한 댐/ 뜻밖의 선물/ 붉은빛 첨탑의 궁전/ 신의 정원을 엿보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로/ [라스베이거스]
5일차 ∥ 라스베이거스→바스토우→베이커즈필드→프레즈노
사람이 사막에게 사막이 사람에게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미국에서 소수로 살아간다는 것/ 숲을 지나면 풀 냄새가 오렌지밭을 지나
면 오렌지 냄새가 난다/ 포도주의 고장 나파밸리, 건포도의 고장 프레즈노/ 베이커즈필드의 아몬
드 농장/ 캘리포니아롤은 캘리포니아산 쌀로 만든 퓨전 김밥?/ 피안의 세계로/ ‘바람’ 나
는 미국
6일차 ∥ 프레즈노→요세미티→샌프란시스코
요세미티에서 골든게이트까지
백오십만 년 전의 신비를 간직하다/ 빙하가 만들어 놓은 환상의 계곡/ 다양함의 도시 샌프란시스
코/ 강철의 미학/ 현실과 스크린 사이에 존재하는 섬/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샌프란
시스코]
7일차 ∥ 샌프란시스코→몬터레이→솔뱅→로스앤젤레스
아! 몬터레이
몬터레이 17마일 드라이브/ 몬터레이 해안의 강한 바람을 맞으며/ 솔뱅에서 안데르센을 만나다
8일차 ∥ 로스앤젤레스→솔트레이크 시티→포커텔로
모르몬교와 대염호의 도시
또 다른 시작/ 유타를 찾아서/ 설계자의 철학이 반영된 도시/ 무지무지 짠, 무지무지 큰/ 새로운 종
교와의 만남/ 색다른 경험/ 옐로스톤의 관문, 포커텔로를 향해/ [솔트레이크 시티]
9일차 ∥ 포커텔로→베어월드→옐로스톤
꿈에 그리던 옐로스톤으로
‘슈퍼볼케이노’로 미리 본 옐로스톤/ 북으로 북으로/ 3개 주에 걸쳐 있는 옐로스톤/ 드디어 옐로스
톤으로/ 오래된 친구 페이스풀 간헐천으로/ 진흙 열탕과 다양한 색깔의 온천들/ 거대한 옐로스톤
생태계/ 옐로스톤의 표지 모델
10일차 ∥ 옐로스톤→그랜드티턴→잭슨홀→포커텔로
대자연의 파노라마
옐로스톤의 대협곡/ 호수 한가운데 분화구가 들끓고/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으로/ 카우보이의 도시
잭슨홀
11일차 ∥ 포커텔로→솔트레이크 시티→로스앤젤레스
세계 최초의 노천 광산
빙엄 계곡 케네코트 광산으로/ 지표에서 가장 가까운 빙엄 광산
부록 1_3대 캐니언! 지질 시대로의 탐험
광활한 고원에 펼쳐진 유년기 골짜기 그랜드 캐니언/ 섬세한 솜씨로 빚어 놓은 브라이스 캐니언/
남성미가 넘치는 장엄한 신의 정원 자이언 캐니언
부록_모르몬교
모르몬교의 발생과 전파 과정/ 모르몬교의 분포/ 한국의 모르몬교
[답사 지역의 주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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