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동·청소년

내 동생 아니발을 소개합니다

by 푸른길북 2013. 2. 25.

 

 

 

 

내 동생,

아니발을

소개합니다

 

펴낸곳❘(주)푸른길

지은이❘안느 브라강스

정가❘10,000원

ISBN❘978-89-6291-222-7 73860

사양❘148*210, 224쪽

초판 1쇄 발행일❘2013년 02월 25일

분야❘청소년 >청소년문학

TEL❘02-523-2907

FAX❘02-523-2951

Homepage❘www.purungil.co.kr

편집 담당❘이유정

(geobooks@hanmail.net)

 

 

넌 내 동생이야! 건드리면 누구든 머리통을 박살내 버릴 거야!

열두 살의 감성으로 녹여낸 다문화 사회,

“내 동생, 아니발을 소개합니다”

 

‘다문화 사회’를 접하는 대한민국의 얼굴은 언제부터인가 꽤나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다. 산업화 ‧ 저출산으로 인해 유입된 외국인 인구,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국제결혼으로 인해 태어난 수많은 혼혈아 문제는 이미 간과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다문화 정책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미래 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피해갈 수 없는 과제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얼굴에는 안타까움과 두려움이 교차되어 있는 것이다.

잠시 화제를 바꾸어 보자. 무대는 대한민국이 아닌, 남국 특유의 태양빛이 작렬하는 프랑스의 유명 휴양지 코트다쥐르이다. 여기 한 소년이 있다. 유명 관광지에 사는 소년답게, 돈 많고 멋진 직업을 가진 엄마와 아빠를 가진 ‘스위티’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소년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많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큰 이유는 그가 바로 고민 많은 ‘열두 살’ 소년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녀석의 고민 속으로 들어가 보자.

 

어느 날 갑자기 페루에서 나타난 ‘가짜 동생’,

그리고 온 집안의 ‘왕따’인 나

 

주인공 ‘스위티’는 동화 속 주인공답지 않게 매우 냉소적인 친구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남들 보기에 화려해 보이는 영화 제작자가 부모님이라도, 정작 부모님이 소년에게는 관심도 없을 뿐더러 속물이기까지 하니 더더욱 그렇다. 아빠는 ‘남자답지 못하게’ 꽃이나 매만지고 있는 아들이 못마땅하고, 엄마는 파티와 쇼핑에 정신이 없다. 스위티의 유일한 벗은 꽃과 화초, 그리고 정원사 할아버지이다. 세상에, 영화 제작자의 아들이 난데없이 땅 파먹고 사는 게 꿈이라니? 그래서 주인공은 집안에선 거의 ‘왕따’ 취급이다.

잘 안 맞는 퍼즐 조각처럼 서걱거리는 스위티네 가족에게 어느 날 대형 사고가 터진다. 친구의 부추김에 엄마와 아빠가 덜컥 입양을 감행한 것이다. 그것도 바다 건너 먼 나라 페루에서. 말도 통하지 않고 얼굴도 다르게 생긴 혀짤배기를 데려다 동생이라고 한다.

열두 살짜리 ‘프랑스’와 다섯 살짜리 ‘페루’의 충돌의 여파는 만만치 않다. ‘아니발’이라고 이름지어진 동생에게는 프랑스 말이 통하지 않는다. 녀석이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는 자기 발에 신겨진 양말이 전부다. 스위티도 ‘가짜 동생’ 때문에 자신이 더 이상 필요없어질 거라는 분노에 휩싸여 계속 겉돌게 된다. 가정이라는 아주 작은 사회에서 난데없이 인종 갈등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 갈등은 제노사이드(학살)로 치닫지 않는다. 아이들은 아주 조금씩, 느리지만 천천히 서로를 관찰한다. 그리고 한 발짝씩 다가간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능가하는 순수성,

“앵무새 죽이기”의 문제의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프랑스 청소년 문학의 걸작

 

프랑스는 유럽 국가 중 외국인 인구가 2번째로 많은 다문화 국가이다. 똘레랑스(관용)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색할 만큼 갈등의 양상도 심각하다. 하지만 어른들의 갈등이 주로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되는 데 반해 사춘기 소년의 해결 방식은 정반합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스위티의 때묻지 않은 눈은 아니발을 입양해 놓고 책임은 회피하는 어른들의 부조리를 정확하게 꿰뚫어 본다. 사실 엄마와 아빠는 아니발을 남들에게 보여 주는 데만 신경을 쓰지, 부모로서의 의무와 책임감 따위는 전혀 없다. 툭하면 놀러 나가는 부모를 대신해 아니발을 돌보는 것도 스위티이고, 어느 날 갑자기 숨 넘어갈 듯 기침을 하기 시작한 아니발을 발견하게 된 것도 스위티이다. 그는 꽃들을 돌보던 관찰력으로 새로 생긴 동생에게 천식 증상이 있으며, 그 원인이 자신이 그토록 아끼는 꽃들에게서 날리는 가루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낸다.

저자가 주인공의 나이를 열두 살로 설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열두 살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며, 접하게 되는 모든 것에 예민해하고, 혼란스러워하고,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섬세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마음대로 정해 놓은 편견과도 인연이 없다. 스위티는 가장 순수한 상태에서 아니발을 바라볼 수 있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아니발과 조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인 셈이다. 열두 살 형과 다섯 살 동생의 소통은 그래서 투닥거리는 대화가 아닌, 가장 야생적인 형태의 마음과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아니발은 부모의 업신여김을 참아 가며 꽃과 나무에 정성을 쏟는 부잣집 도련님의 외로움을 읽어내고, 스위티는 “순도 28캐럿짜리 침묵의 소유자”인 아니발이 새로운 환경에 부대껴 가면서도 ‘가짜 형’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아차린다. 저자는 두 아이가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열두 살의 유리알 같은 감성을 빌려 통통 튀는 가볍고 담백한 문장으로 풀어내었다.

이 작품은 청소년을 위한 성장 소설이다. 입양아와 인종 갈등이라는 예사롭지 않은 주제를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영화적 문법을 차용하여 이 모든 요소들이 한 청소년의 성장통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장치로서 활용되게끔 아주 자연스럽게 버무려 놓았다. 스위티가 아니발을 위해 학교 친구들 앞에서 그려 내는 섬세한 꽃들은 십대 특유의 억눌렸던 분노와 고독이 꽃이라는 형태로 승화되었음을 상징하고, 또한 녀석이 새 형제로 인해 한 걸음 더 어른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모든 드라마가 남국의 꽃들과 이국적인 잉카 제국의 옛이야기로 인해 전개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 이제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야기. 우리보다 훨씬 먼저 외국인과의 갈등을 겪어야 했던 먼 나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무언가 의미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한 역사는 무척 짧다. 유럽처럼 외국인과 내국인 간에 벌어지는 갈등의 역사와는 다른 형태의 사회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음과 마음으로 만나 형제가 된 스위티와 아니발 이야기가 다문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도 따뜻한 남국의 태양빛이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저자_안느 브라강스

1945년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나, 16살 때 파리로 건너갔습니다. 첫 소설『여러분에게 모든 희망은 허락됩니다』를 낸 이후『블루 인디고』,『안달루시안 방』,『돌장미』등 많은 장 · 단편 소설과 어린이들을 위한『아기 수달의 장난감』등을 출간하였습니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작가는 페루에 여행을 다녀온 후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특히 어머니와의 불화가 심했던 그녀였기에 많은 작품 속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에 대한 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남부 프랑스의 조용한 시골에서 살고 있는 그녀의 글에는 꽃으로 가득한 커다란 정원 등의 자연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녀를 대중에 널리 알려준 이 작품은 프랑스의 많은 중 · 고등학교에서 청소년 권장 도서로 지정되었습니다. 또한 프랑스 TV에 방영되기도 했으며,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번역_박경혜

이화여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페르피냥 주립대학에서 관광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여행과 독서, 와인 감상을 즐기며, 지금은 프랑스 남서부 지방에서 통 · 번역과 한지 공예를 통해 한국과 프랑스 사이를 더욱 가깝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림_김인석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책의 그림을 그립니다.

 

차례

엄마/아빠/나/잉카/내 동생/가출/아니발/옮긴이의 글

 

'아동·청소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생님과 함께하는 국토 체험 1박 2일  (0) 2013.04.29
속속들이 살펴보는 우리 땅 이야기  (0) 2013.03.18
낚시 천재 지렁이-The Incredible Worm  (0) 2012.10.09
둥지의 비밀 친구  (0) 2012.10.04
영미  (0) 2012.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