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많이 힘든데 누군가에게 말할 수도 없고
답답해서 종이에 몇 자 쓰기 시작한 것이 제 시의 시작입니다."
세 살 무렵, 터미널에서 부모님과 이별한 경원이는 지체 장애가 있는 친구입니다.
올해 고3인 경원이는 중학교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많이 힘든데 누군가에게 말할 수도 없고 답답해서 종이에 몇 자 쓰기 시작한 것이 시의 시작이 되었다는 경원이.
글을 쓰면 아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를 읽고, 주변 친구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자세히 보지 않아서, 오래 보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마음을 달랬다는 경원이.
시가 그토록 큰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원이는 나태주 시인을 마음속 영웅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시를 통해 삶의 고비를 넘긴 경원이를 위해 나태주 시인은 '별꽃'이라는 시를 써 주셨습니다.
별꽃
김경원 군을 위하여
-나태주
밤 사이
초롱초롱
너를 생각하는 마음들
어둔 하늘
별이 되었다가
아침이면
초롱초롱
풀밭 위에 별이 되어
또다시 피었네
별
별꽃 같은 마음이여
오래오래 그 자리 피어있거라
어두운 세상을 밝혀다오
그리고 여기, 조금은 특별한 고3 교실이 있습니다.
날마다 시를 쓰는 경원이의 시가 붙어 있는 조대부고 3학년 3반 교실입니다.
맨 처음에는 친구들이 경원이의 시를 눈여겨보지 않았지만, 언제부턴가 고3 삭막한 교실 벽면에 붙은 경원이의 시를 읽는 친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은 경원이의 시에 스티커를 붙여 주었습니다. 시로 가득 찬 교실 벽면과 쉬는 시간마다 스티커를 붙이는 친구들. 경원이는 시 하나로 고3 친구들이 살아가는 공간, 삭막한 고3 교실의 풍경을 바꾸었습니다.
"경원이가 시를 계속 쓸 수 있다면"
"경원이도 시집을 내면 안 될까?"
처음에는 막연한 꿈이었지만 조대부고 3학년 3반 친구들은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경원이의 시집 출간을 위해 친구들은 책에 들어갈 삽화를 그렸고, 경원이의 시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경원이의 시집을 세상에 알리기로 했습니다.
친구들은 다음 스토리펀딩 "널 위해 우리는 별이 될 수 있을까?"를 열어 경원이의 시집 발간을 위한 후원 프로젝트를 열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5,000,000원을 목표로 시작된 프로젝트. 35일만에 231%의 목표를 달성했다.
경원이의 친구들과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 경원이의 시집 출간을 준비했고, 정식 출간을 위해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올해 10월, 경원이의 시집이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별꽃 같은 마음'을 지닌 시인 김경원,
별꽃시인 경원이가 세상에 내딛는 첫 발걸음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 (김경원 지음)을 만나보세요.
열여덟 살
-김경원
꿈을 이루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그 꿈이 시작되기엔 딱 좋은 나이
넘어지는 것은 아프지만
백 번이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엔 딱 좋은 나이
-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
김경원 지음
176쪽 12,000원
출간 예정일: 2016년 10월 7일
* 해당 포스트는 다음 스토리펀딩 "널 위해 우리는 별이 될 수 있을까?"의 저작권자 김재하의 글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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