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푸른길 식구들이 덕수궁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단풍이 붉은 얼굴을 드러낼락 말락 한 때라, 요번 해의 첫 단풍을 볼 수 있을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덕수궁으로 향했습니다.
'덕수궁'이 원래는 궁궐이 아니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덕수궁은 임진왜란 때 피난 갔다가 돌아온 선조가 월산대군과 그의 후손이 살던 저택을 임시 궁궐로 삼기 시작하면서부터 궁궐로 사용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덕수궁'이 아닌 '경운궁'이라고 불렸습니다.
대한문을 지나쳐 조금 걸으면 덕수궁의 정전인 중화전이 나타납니다.
중화전은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뒤 덕수궁을 다시 세워 일으키며 대한제국의 위상이 깃들도록 정성을 쏟은 곳입니다.
고종에게 왕위를 물려받은 순종이 창덕궁으로 옮겨 가면서 고종에게 장수를 비는 뜻으로 '덕수'라는 궁호(공덕을 칭송하여 올리는 칭호)를 올립니다.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덕수궁'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덕수궁이 다른 궁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서양식 건축물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적 설명이 없다면 어리둥절할 수 있는 풍경입니다.
개화 이후 서구 열강의 외교관이나 선교사가 정동 일대로 모여들면서
덕수궁도 빠른 속도로 근대 문물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 때문에 덕수궁 안에 서양식 건축물이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지요. 서양과 동양의 건축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밝은 낮에 보는 덕수궁도 멋있지만 밤이 깊어갈수록 궁은 금빛을 발하며 장엄함을 드러냅니다.
<중화전 앞>
석어당은 덕수궁 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중층 전각입니다.
중화전 건립 후 편전으로 쓰인 곳으로 덕수궁에서 가장 유서가 깊은 곳입니다.
<불이 들어온 석어당>
덕수궁 안을 걷다 보니 어느새 우리 안으로 가을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단풍
양광모
날짐승
들짐승
꽃과 풀
세상의 모든 생명이
지난 여름 땀과 눈물을
가을비로 씻어내는데
사람만 홀로 낯을 가려
나무가 얼굴을 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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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광모
출판 푸른길
발매 2016.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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